서울특별시 시청 (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정비구역 해제로 끊어진 주택공급 사다리와 막대한 재원을 투입하고도 주거환경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한 보존형 도시재생의 문제를 되짚는 ‘서울 주택 공급정책 20년의 평가와 성찰 ’백서를 발간 예정이다.

공급 기반을 쌓았다가 허물고 다시 복원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공급 공백과 재정 낭비, 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은 시민의 주거 현실을 돌아보고, 같은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정책 원칙을 제시한다.

백서는 2000년대 뉴타운 · 정비사업으로 마련한 공급 기반이 2012 ~2020년 정비구역 389 곳 해제로 축소되면서 약 43만 호의 공급 기회를 잃고, 대안으로 추진한 도시재생 등에 약 1 조 960억원을 투입한 과정과 한계를 분석했다.

이어 2021년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 규제 완화와 정비사업 정상화로 공급 기반을 복원해 온 성과를 담았다.

서울시는 이번 성찰을 바탕으로 정책의 연속성을 확보하고, 회복한 공급 기반을 2031년까지 31만 호 착공으로 연결할 계획이다. ‘정비구역 389 곳 해제로 약 43만 호 공급 기회 상실 177 곳은 다시 정비사업 추진 ’서울의 주택공급 기반은 2000년대 뉴타운 사업을 통해 확대됐다. 2002년 시범 뉴타운 3 곳 지정을 시작으로 광역개발 방식이 도입됐고, 오세훈 시정 1 기에는 뉴타운 · 균형발전촉진지구 35개 지구와 정비구역 297 곳, 총 30만 9천호 규모의 공급계획을 마련했다.

주택을 공급하는 동시에 도로와 공원 등 생활 기반시설을 확충해 노후 주거지를 종합적으로 개선하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이후 박원순시정 시절 정책 방향이 정비구역 해제와 보존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축적해 온 공급 기반이 크게 흔들렸다. 2012~2020년 전체 정비구역 683 곳 중 약 57% 인 389 곳이 해제됐고, 당초 약 43만 호의 주택을 공급할 기회도 사라졌다.

백서는 장기적인 공급 대책 없이 정비사업을 중단한 정책 판단이 시민의 주거환경 개선을 늦추고 공급 기반을 약화시켰다는 점을 성찰했다.

해제된 389곳 가운데 현재 177곳에서는 정비사업이 다시 추진되고 있다.

해제 당시 정비사업을 중단했더라도 주거환경을 개선하려는 주민 수요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결국 상당수 지역이 다시 정비에 나서면서 해제 결정이 주거환경 개선과 주택공급의 해법이 되지 못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백서는 정비구역 해제 과정에서도 주민 의사와 절차적 정당성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사례가 확인됐다고 분석했다.

해제 389 곳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조례 개정을 통해 주민의견 조사 없이 직권해제할 수 있도록 하 는 등 유형 A 가 66 곳, 주민 요청 등 의견 조사를 거쳤지만 절차 부실 등이 있었던 유형 B 가 264 곳, 주민의사와 달리 일몰제 기한이 도과됐다는 이유로 기계적으로 해제한 사례 등이 있는 유형 C 가 59 곳 이었다.

유형 A를 살펴보면 창신·숭인 재정비촉진지구 7개 구역은 사업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로 사직2구역은 역사·문화적 가치를 보존해야 한다는 이유로 주민 의견조사 절차 자체를 생략한 채 행정청이 일방적으로 해제했다.

심지어 대법원은 역사·문화적 가치 보존을 사유로 한 직권해제를 ‘위법’으로 판결했고 그 근거가 된 조례는 결국 삭제됐다.

유형 B 중 장위15구역은 일부 부재자의 정확한 주소·연락처 확인 없이 우편물을 송달하지 않은 채 공시송달로 처리했고 신길1구역은 투표 참여율이 12%에 불과한 데도 참여율을 높이려는 노력 없이 그대로 해제를 강행했다.

주민 공감대 없이 졸속으로 진행된 의견조사가 서울 곳곳에서 반복된 셈이다.

유형 C는 주민들이 정비사업 추진을 희망해 일몰기한 연장을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업추진 가능성을 무시한 채 해제한 사례가 확인됐다.

끊어진 공급기반은 고스란히 착공 물량 감소로 이어졌다. ‘16~'20년 연평균 2만 9천호였던 정비사업 착공 물량은 ’ 21~'25년 연평균 1만 5천 호로 반 토막 났다.

서울시는 구역지정부터 착공까지 수년이 걸리는 정비사업의 특성상, 10년 전 해제와 신규지정 위축의 충격이 지금에서야 공급 절벽으로 현실화됐다고 분석했다. ‘개발 대신 택한 도시재생 남은 건 텅 빈 거점시설과 매몰된 혈세 ’뉴타운을 해제한 박원순 시정은 그 대안으로 ‘개발 ’대신 ‘보존 · 공동체 ’중심의 도시재생사업을 꺼내 들었다.

도시재생은 본래 생활환경 개선부터 재개발 · 재건축, 도시개발, 소규모정비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정비수단이다.

그러나 당시에는 ‘개발은 악 ’이고 ‘보전은 선 ’이라는 이분법적 인식에 갇혀 사실상 ‘보존형 재생 ’에만 치중했다.

그 결과 쏟아부은 예산이 도시재생활성화사업 약 9110억원, 주거환경개선사업 약 1850억원으로 총 1 조 960억원의 시민의 혈세가 고스란히 투입됐다.

그러나 이 중 상당수는 해제구역에서 도시재생으로 전환됐다가 끝내 정비사업으로 재추진되며 매몰비용으로 처리된 에산이여, 결과적으로 같은 땅에 두 번 세금을 쏟아부은 셈이 됐다.

문제는 이 공급절벽이 다가올 수요와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점이다.

최근 15년간 서울 거주인구는 약 18% 줄었지만 세대수는 오히려 약 14% 늘었고, 향후 10년 내 정비가 필요한 노후주택은 약 193만 호에 달한다.

신규 택지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한 서울에서, 정비사업을 끊어놓은 대가를 지금 시민이 치르고 있는 셈이다. ‘오세훈 시장, 끊어진 공급 기반 복원 최근 5년 정비구역 지정 77 곳 172 곳 ’오세훈 시장은 2021년 취임 이후 무너진 주택공급 기반을 다시 세우는 것을 주택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정비구역 해제와 신규 지정 위축으로 끊어진 공급 흐름을 회복하기 위해 규제를 풀고, 사업성을 높이고, 인허가 기간을 줄이는 정비사업 정상화를 추진해 왔다.

구역 지정부터 착공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공급 기반 복원을 더는 늦출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취임 직후인 2021년 5월에는 ‘재개발 활성화를 위한 6 대 규제완화 방안 ’을 발표하며 공급 기반 복원에 착수했다.

주거정비지수제 폐지로 막혀 있던 재개발 기회를 넓히고, 공공기획을 도입한 뒤 신속통합기획으로 발전시켜 정비계획 수립과 구역 지정에 속도를 냈다.

주민동의 확인 절차 간소화, 재개발 해제구역 중 노후지역의 신규 구역 지정, ‘2종 7층 일반주거지역’규제 완화, 후보지 공모 등으로 정비 기회를 넓혔다.

민선 8 기에는 구역 지정에 그치지 않고 실제 사업이 움직일 수 있도록 사업성 개선에 집중했다.

사업성 보정계수 도입, 현황용적률 인정, 공공기여 부담 완화 등으로 지역별 사업성 격차를 줄였다. 2022년에는 모아주택 · 모아타운을 도입해 대규모 재개발이 어려운 노후 저층주거지의 주택정비와 도로 · 주차장 등 기반시설 확충을 함께 지원했다. 2021~2025년 정비구역 지정은 172 곳으로, 이전 5년인 2016~2020년의 77 곳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서울시는 어렵게 회복한 공급 기반이 다시 흔들리지 않도록 정책의 연속성을 지키고, 민선 9 기에도 사업성 개선과 인허가 단축, 현장 공정관리를 강화해 2031년까지 31만 호 착공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공급 기반 붕괴의 대가를 다음 세대에 넘기지 않도록 정책의 연속성 확보 ’서울시는 이번 백서에서 확인한 공급 기반 축소와 재정 투입의 한계를 향후 주택정책에 반영할 방침이다.

정책 전환 과정에서 주민 의사와 장기적인 주택공급 영향을 충분히 검토하고, 공급 공백과 재정 낭비가 반복되지 않도록 정책의 일관성과 연속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특히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 복원해 온 공급 기반을 실제 착공과 입주로 연결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한다. 2031년까지 31만 호 착공을 목표로 사업성 개선과 인허가 기간 단축을 추진하고, 사업 단계별 지연 요인을 해소하는 등 현장 공정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정비구역 지정과 인허가 이후에도 착공 · 준공까지 사업 추진 상황을 지속적으로 관리해 공급계획의 실행력을 높일 계획이다.

정비사업 정상화의 성과가 시민의 주거환경 개선과 안정적인 주택공급으로 이어지도록 지원을 이어간다.

명 노준 서울시 주택실장은 “본 보고서는 과거 사례를 정확한 통계와 근 거로 조사하고 문서화 · 기록화 해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함 이며, 또한 시민들에게 현재 공급 부족의 원인을 정확히 알리고 서울 시의 주택 공급 정책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