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케어 AI 증상 체커 화면 (펫케어 AI 제공)
밤 11시, 강아지가 초콜릿 포장지를 뜯어 놓은 걸 발견했다. 고양이가 하루 종일 숨어서 밥을 먹지 않는다. 반려인이라면 한 번쯤 겪는 그런 순간에 “지금 병원에 가야 하나, 내일 아침까지 지켜봐도 되나”를 먼저 판단하도록 돕는 서비스가 해외에서 먼저 쓰이고 있다.

반려동물 건강 안내 서비스 펫케어 AI는 강아지와 고양이의 증상을 글로 적거나 사진·영상·진료 서류를 올리면 AI가 1차 안내를 하는 웹 서비스다. 한국어, 영어, 스페인어 3개 언어로 운영되며 누리집 주소는 petcare-ai.com이다.

41개국에서 검색으로 찾아와… 미국이 절반 넘어

구글 서치콘솔 집계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동안 구글 검색으로 펫케어 AI에 들어온 방문자는 41개국에서 왔다. 가장 많은 곳은 미국으로 전체 검색 유입의 52%를 차지했고 한국, 인도, 캐나다, 멕시코, 스페인이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펫케어 AI 페이지는 171개국 구글 검색 결과에 7만 8천여 번 노출됐다.

유료 이용도 해외에서 먼저 시작됐다. 아일랜드와 스페인 이용자가 PayPal로 상담 크레딧을 결제했고 모두 구글 검색으로 처음 들어와 상담 화면에서 곧바로 결제까지 이어졌다. 국내에서도 무통장 입금으로 결제가 들어오고 있어 해외와 국내 양쪽에서 유료 이용이 시작된 셈이다.

“병원에 가야 하는지”를 먼저 알려주는 구조

펫케어 AI는 수의사 진료를 대신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밝힌다. 화면마다“정보 제공 목적이며 수의학적 진단을 대체하지 않는다, 의료적 판단은 반드시 면허를 가진 수의사와 상담하라”는 안내를 띄운다. 대신 보호자가 병원에 가기 전 상황을 정리하고 언제 서둘러야 하는지 판단하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췄다.

AI 상담은 증상 설명과 사진·영상, 동물병원 검사지나 진료 서류를 함께 받아 가능한 원인, 집에서 지켜볼 점, 바로 병원에 가야 하는 신호를 나눠 안내한다. 약 용량은 안내하지 않으며 있지도 않은 병원이나 논문, 통계를 지어내지 못하도록 설계했다.

증상 체커는 개와 고양이 가운데 하나를 고르고 구토, 설사, 식욕 없음, 절뚝거림, 가려움, 빠른 호흡 등 증상을 누르면 곧바로 상담으로 이어진다.

동물병원 찾기는 한국은 행정안전부 인허가 공공데이터 가운데 영업 중인 5,275곳, 해외는 오픈스트리트맵 데이터를 묶어 195개국 동물병원 6만 568곳을 내 위치 기준으로 보여준다.

케어 캘린더에서는 예방접종과 구충 일정을 관리할 수 있다.

증상·응급 가이드 약 80편… 나라마다 다른 질병까지

‘초콜릿을 먹었을 때 첫 1시간’, ‘변에 피가 섞였을 때’, ‘고양이가 숨이 가쁠 때’처럼 보호자가 실제로 마주하는 상황별 판단 기준을 정리한 가이드가 약 80편 실려 있다. 응급 가이드는 할 일 하지 말아야 할 일 병원에 가야 하는 신호 순서로 첫 화면에 정리했다.

가이드는 단순 번역에 그치지 않는다. 한국어판에는 진드기가 옮기는 SFTS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의심 신호, 산책 중 은행을 주워 먹었을 때 대처법 등 한국에서만 필요한 글이 따로 있다. 스페인어판에는 지중해 지역에 흔한 리슈만편모충증 초기 신호처럼 현지 질병을 다룬 글을 실었다. 나라 전용 글은 현지 보건당국 등 1차 출처와 대조해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게재한다.

수의사 전용 공간·해외 사례 공유도 준비

펫케어 AI는 보호자용 서비스와 별도로 수의사 전용 공간도 만들고 있다. 수의사 면허 인증을 거친 수의사만 들어갈 수 있는 곳으로 체중에 따른 약물 용량 계산기, 개와 고양이 등 동물 종류별 검사 수치 참고표, AI 감별진단 보조, 응급 약물과 심폐소생 프로토콜, 수의사들이 임상 증례를 공유하는 공간으로 구성된다.

보호자 쪽에서는 전 세계 동물병원의 참고 사례를 찾아보고 공유하는 ‘글로벌 사례’ 와, 여러 나라 반려인이 경험을 나누는 커뮤니티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 유럽, 한국 등 나라마다 다른 진료 사례와 반려 경험을 한곳에서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해당 기능들은 준비가 끝나는 대로 차례로 공개할 예정이다.

무료로 먼저 써보고 필요할 때만 충전

회원으로 가입하면 첫 질문 1회는 무료로 답을 받을 수 있다. 이후 상담은 크레딧을 충전해 쓴다. 매달 내는 구독이 아니라 필요할 때만 충전하는 방식이며 해외는 PayPal, 국내는 무통장 입금으로 결제할 수 있다. 상담 사흘 뒤에는 이용자 언어로 “아이는 좀 나아졌나요?” 하는 안부 메일을 보내는데, 메일에는 증상 내용을 담지 않는다.

펫케어 AI 관계자는 “한밤중이나 주말에 반려동물이 아프면 보호자는 검색부터 한다”며 “그 순간 ‘지금 응급인지, 지켜봐도 되는지’를 빠르게 판단하고 가까운 동물병원으로 이어주는 것이 목표”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유럽 이용자가 먼저 반응한 만큼 스페인어권과 유럽 언어 가이드를 넓히고 수의사 전용 공간과 해외 사례 공유 기능도 차례로 열어 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