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와 경기도교육청이 공동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는 김현정 국립공주대학교 화학교육과 교수가 주제발표를 맡았으며 문금미 대한민국교육주체연합 S.P.E.A.K 상임대표, 이현주 경기교사노조 수석부위원장, 이희원 서울특별시의회 교육위원회 부위원장, 최은예 경기도교육청 중등교육과 장학사가 토론자로 참여해 고교학점제 시행 2년 차의 문제점과 개선과제를 논의했다.
김 의원은 토론을 시작하며 “고교학점제는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았어야 했다고 생각한다”며 “지금까지 수많은 교육정책을 둘러싸고 찬반이 있었지만, 고교학점제만큼 학생과 학부모, 교사까지 현장에서 강한 반대가 이어지는 정책은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렇게 많은 교육주체가 문제를 호소하는 제도를 무엇을 위해 계속 유지하고 그 부작용을 막기 위해 또다시 막대한 예산과 행정력을 투입해야 하는지 근본적으로 질문해야 한다”며 “부분적인 보완을 반복할 것이 아니라 폐지 수준의 전면적 개혁과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주제발표와 토론에서는 고교학점제가 내세운 ‘학생 선택권’ 이 실제로는 학교 규모와 거주지역에 따라 크게 달라지고 있다는 지적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김현정 교수는 학교 규모가 작을수록 교원 수와 특별실, 외부 강사 확보 여건이 부족해 선택과목 개설이 제한되고 농어촌·소규모 학교는 공동교육과정마저 온라인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특히 실험·실습 과목은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하기 어려워 학생의 거주지역과 학교 여건이 실질적인 교육기회의 차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금미 S.P.E.A.K 상임대표는 자체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6%가 고교학점제를 부정적으로 평가했고 74.7%가 제도를 폐지하거나 전면 재설계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또한 학교별 교육여건 차이가 학생의 과목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도 82.2%에 달했다며 “아이들은 교육정책에 적응하기 위해 학교에 다니는 것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현장 교사들의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이현주 경기교사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전국 교사 1197명 가운데 82.5%가 고교학점제를 전면 재검토하거나 폐지해야 한다고 응답한 조사 결과를 소개하며 다과목 지도와 복잡한 학사관리로 교사의 수업 준비시간이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기지역 공동교육과정은 수원에 오프라인 강좌가 34개 개설된 반면 가평·양평·연천·여주·포천은 오프라인 강좌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공동교육과정마저 지역 간 격차를 제대로 보완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희원 서울특별시의회 교육위원회 부위원장은 서울 역시 2025학년도 공동교육과정 305개 강좌 가운데 신청자가 정원을 초과한 ‘공급 부족’강좌가 112개에 달했다며 “고교학점제가 교육 선택권의 부익부빈익빈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도교육청도 학교 규모와 교원 수급 여건에 따라 과목 개설과 학습기회에 차이가 발생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향후 권역형·경기광역형 공동교육과정 확대와 교원 배치기준 개선 등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제도의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현실에서 학생에게 더 많은 입시 전략을 요구하고 부모의 정보력과 학교의 규모, 사는 지역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과목이 달라진다면 그것을 공정한 교육정책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선택권이라는 이름으로 학생에게 너무 이른 진로 결정을 강요하고 학교에는 다과목 수업과 행정부담을 떠넘긴 뒤 문제가 생길 때마다 공동교육과정과 추가 예산으로 구멍을 막는 방식은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고 비판했다.
끝으로 김 의원은 “과거에도 문제가 확인된 교육제도를 다시 되돌린 사례가 있다”며 “고교학점제 역시 더 많은 학생이 피해를 보기 전에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고 빠르게 방향을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 토론회에서 확인된 학생·학부모·교사들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고교학점제의 근본적인 재검토를 요구하는 한편 제도가 유지되는 동안에는 지역과 학교 규모에 따른 교육격차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경기도의회 차원의 정책적 대응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치안경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