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배경 청소년이 늘어나면서 청소년들의 지역사회 적응과 학업, 나아가 진로탐색 기반을 돕는 지역사회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국내 이주배경 아동·청소년은 2021년 18만7403명에서 지난해 28만4203명으로 늘었다.
4년 사이 9만6800명, 51.7% 증가한 것이다.
정부도 이러한 인구 변화에 맞춰 지원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는 ‘재한외국인 처우 기본법’을 개정해 ‘이주배경을 가진 사람’에 대한 정의를 신설하고 이주배경 아동·청소년의 거주 지원과 실태조사 등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할 방침이다.
시흥시 역시 이주배경 청소년의 증가가 두드러지는 지역이다.
지난해 10월 기준 시흥시 내 외국인주민 자녀수는 6000명을 넘어섰다.
특히 정왕동에는 국내출생 다문화청소년과 중도입국다문화청소년 등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청소년들이 생활하고 있다.
이들은 또래 청소년들과 마찬가지로 진로와 미래를 고민하지만 언어와 문화의 차이, 정보 접근성 등의 문제로 새로운 분야를 접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다.
시흥시는 학교와 지역사회를 연계한 청소년 활동을 통해이 같은 어려움을 해소하고 있다.
학교에서 접하기 어려운 직업과 디지털 기술 등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청소년들이 지역사회 안에서 다양한 활동을 접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정왕청소년문화의집·군서미래국제학교, 이주배경청소년활동지원 ‘맞손’정왕청소년문화의집과 군서미래국제학교의 협력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두 기관은 2022년 업무협약 체결을 시작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청소년들이 학교 안에서 접하기 어려운 분야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왔다.
군서미래국제학교는 다양한 문화와 배경을 가진 청소년들이 함께 생활하는 학교다.
정왕청소년문화의집은 이러한 학교의 특성과 정왕동의 지역적 여건에 주목해 학교와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역할을 이어왔다.
청소년들이 학교 밖에서도 다양한 사람과 공간, 활동을 만나고 문화·예술과 디지털, 진로 등 학교에서 접하기 어려운 분야를 경험할 수 있도록 지역의 청소년 활동 자원을 학교와 연계했다.
2023년과 2024년에는 학교와 연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협력의 기반을 다졌고 2025년에는 ‘이주배경청소년활동지원사업’을 통해 활동을 보다 체계적으로 확대했다.
활동의 방향은 청소년들이 단순히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데 머물지 않고 직접 자신의 관심 분야를 찾아가는 데 맞춰졌다.
세계시민과 진로 인공지능 등 서로 다른 주제를 다루면서도 청소년이 체험을 기반으로 결과물을 만드는 과정을 포함했다.
이주배경청소년, 학교 담장 넘어 ‘더 넓은 세상으로’“평소에는 접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활동을 직접 경험하며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생각을 나누고 함께 활동하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도 구체화 할 수 있었죠”△꿈따라 한바퀴 프로그램에서는 지속가능발전목표를 배우고 다양한 직업을 탐색했다.
2025년 두 기관은 기존의 학교 연계를 바탕으로 청소년들이 자신의 관심과 가능성을 직접 탐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꿈 따라 한 바퀴’, ‘Dream Studio’, ‘TAG’총 3개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시민, 진로 AI 등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며 청소년들의 활동 범위를 넓혀갔다.
‘꿈 따라 한 바퀴’는 세계시민과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알아보고 다양한 직업군을 탐색하는 프로그램이다.
청소년들은 직업 체험 키트를 활용해 원예사, 화장품공학자, 가죽공예사, 에너지환경공학자, 파티시에 등 여러 직업을 직접 경험했다.
직업의 이름이나 업무를 설명하는 방식에서 한발 더 나아가 실제 체험을 통해 직업을 접하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세계시민과 SDGs를 배우며이 개념들과 직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보다 면밀히 탐구했다.
‘Dream Studio’에서는 청소년지도사의 역할을 알아본 뒤 청소년들이 직접 부스형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했다.
청소년지도사라는 직업을 소개받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다른 청소년들과 함께 운영하는 과정을 경험하며 협업하는 방식에 대해 체득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 TAG 프로그램을 통해 청소년들이 직접 제작한 동화책 AI 를 활용한 창작 활동도 이어졌다.
‘TAG’에서는 챗지피티와 수노 등 다양한 AI 도구를 활용해 노래와 동화책을 직접 제작했다.
새로운 기술을 접하고 이를 활용해 자신의 아이디어를 하나의 결과물로 만들어보는 활동이었다.
세 프로그램은 2025년 모두 31회 운영됐으며 총 503명의 청소년이 참여했다.
활동 과정에서 청소년들은 서로 다른 문화와 언어적 배경을 가진 친구들과 함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했다.
평소 학교나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분야를 경험하면서 새로운 활동에 대한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TAG’는 활동 전후의 변화가 수치로도 나타났다.
AI 관련 사전·사후 평가에서 평균 점수가 3.01점에서 3.81점으로 26.6% 상승했으며 AI 에 대한 거리감 감소와 윤리적 인식 향상에서도 변화가 확인됐다.
경험을 넘어 도전으로 진로 구체화 성과도
“평소 노래 듣는 걸 좋아해서 이번에 만든 노래는 전부 취향대로 만들었어요. 처음으로 AI 로 만화도 만들었는데 진짜 재미있더라고요”지난해에 이어 올해 진행된 진로 탐색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이주배경청소년은 AI 로 자신의 관심분야를 구체화하고 직접 실현해본 경험이 뜻깊다고 말했다.
△환경의 중요성과 환경보호 실천 방법을 체험하는 청소년들 올해는 지난해 청소년 프로그램의 성과를 기반으로 참여 대상과 주제를 확대하고 청소년들이 한 단계 더 깊이 성장할 수 있도록 발전시켰다.
2025년 AI 창작을 경험했던 ‘TAG’는 2026년 ‘AIdentity’로 확장됐다.
AI 를 활용해 노래와 동화책 등을 만들어보는 데서 나아가 AI 를 활용한 자기탐색과 자아표현으로 활동의 범위를 넓혔다.
청소년지도사 직업체험 프로그램인 ‘Dream Studio’는 기존 8학년 대상에서 10학년까지 참여 대상을 확대했다.
청소년지도사의 역할을 알아보고 직접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하는 과정을 통해 직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방식으로 이어갔다.
직업을 탐색하는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2025년 ‘꿈 따라 한 바퀴’ 가 세계시민과 SDGs를 바탕으로 다양한 직업을 살펴봤다면, 2026년에는 ‘V:Point’를 통해 자신의 가치관과 미래 산업을 연결해 직업을 탐색하도록 주제를 발전시켰다.
△청소년 지도 프로그램 계획서 작성부터 추진까지 청소년이 직접 참여한다.
여기에 새로운 형태의 진로체험인 ‘PLAN:Y’도 신설됐다.
청소년지도사와 청소년수련시설의 업무를 직접 경험하는 인턴십 형태로 운영해 실제 프로그램 운영을 보조하고 직접 프로그램을 기획하거나 계획서를 작성하는 등 청소년수련시설에서 이뤄지는 업무를 실제로 경험하도록 했다.
2026년에는 10월 현재까지 20회 운영을 통해 254명의 청소년이 참여했다.
AI 창작에서 직업체험, 현장실습, 미래 산업 탐색에 이르기까지 활동 분야가 확대되면서 지난해의 경험을 기반으로 새로운 프로그램을 경험하고 있다.
정왕청소년문화의집과 군서미래국제학교의 협력은 학교에서 다루는 교육과 지역사회에서 가능한 청소년 활동을 연결하는 시도다.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지역사회 활동으로 확장하거나, 학교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직업과 기술을 직접 경험하는 기회도 마련하고 있다.
이는 경기도교육청이 추진하는 ‘교육의 벽깨기’ 와도 맞닿아 있다.
학교 안에 머물던 배움의 공간과 기회를 지역사회로 확장하고 지역의 다양한 교육자원을 학생의 성장과 연결하려는 취지다.
군서미래국제학교 진로 담당 교사는 “학교에서 접하기 어려운 다양한 진로와 새로운 기술을 직접 경험할 수 있어 의미가 있다”며 “학생들이 새로운 활동에 참여하며 자신의 관심 분야를 찾아가는 모습을 통해 다양한 경험의 중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정왕청소년문화의집은 앞으로도 군서미래국제학교와의 협력을 이어가면서 이주배경청소년을 비롯한 지역 청소년들이 학교 밖에서 다양한 활동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청소년들이 경험의 폭을 넓히고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며 오늘의 경험을 내일의 새로운 도전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학교와 지역사회의 협력체계를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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